역사상 가장 두려운 질병, 천연두입니다.

천연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로, 높은 치사율과 심각한 후유증으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천연두의 역사, 원인, 증상, 예방 및 근절 과정 등을 심층적으로 다루어 천연두가 인류에게 남긴 발자취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특히, 원래 자료에 언급된 일본 사례를 제외하고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보충하여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천연두의 위력과 그 흔적입니다.

 

천연두는 높은 치사율뿐만 아니라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피부에 흉터를 남겨 '곰보' 자국을 만들거나, 눈에 영향을 미쳐 실명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후유증은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였습니다.

 

 

 

공포의 대상, 천연두 바이러스입니다.

 

천연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지름이 200~450nm(0.0003~0.0004mm)로, 바이러스 중에서는 비교적 큰 편에 속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만 감염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염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분비물, 고름, 딱지 등이 입이나 코를 통해 체내에 침입하면서 시작됩니다. 침입한 바이러스는 입과 목의 점막에서 증식한 후 림프절에 도달합니다. 림프절에서 증식한 바이러스는 혈류를 타고 폐, 비장, 간 등으로 퍼져나가 증식을 반복하며, 최종적으로 피부 표면에 도달하여 특징적인 발진을 유발합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눈에 침입하여 증식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한 후 고열, 복통,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기간, 즉 잠복기는 약 7~16일(평균 12일)입니다. 직경 5~10mm나 되는 발진 내부의 액체에는 천연두 바이러스가 가득 차 있습니다. 이 발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름이 섞인 농포로 변하고, 이후 검은 딱지로 변합니다. 딱지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전파할 위험이 있으므로 환자는 격리되어야 합니다. 또한, 환자가 사용한 옷이나 이불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 세계를 휩쓴 천연두의 위협입니다.

 

천연두는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대 이집트 제20왕조 제4대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도 천연두로 인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천연두가 이미 고대부터 존재했던 질병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입니다.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천연두가 원주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습니다. 유럽에서 온 정복자들이 천연두를 전파하면서,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감염되었습니다. 아즈텍 제국과 잉카 제국의 멸망에도 천연두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1520년 멕시코 테노치티틀란을 포위한 에르난 코르테스의 군대 내에서 천연두가 발생했고, 이는 도시 내로 퍼져 아즈텍 제국 멸망의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잉카 제국에서도 1524년부터 천연두가 유행하여 당시 황제였던 우아이나 카팍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이는 제국 내의 정치적 혼란을 야기했고, 이후 스페인의 침략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18세기 유럽에서도 천연두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정기적으로 천연두가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어린이의 무덤'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제국에서는 18세기 동안 천연두로 인해 수백만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에서도 천연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질병입니다. 4세기 경의 문헌에서 천연두와 유사한 질병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후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도 천연두는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청나라의 순치제는 천연두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새로운 병원체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예방접종의 시작입니다.

 

근대 의학이 성립하기 전부터 사람들은 천연두가 강한 면역성을 가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기원전 1000년경에는 인도에서 인두법이라는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인두법은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하여 가벼운 천연두를 앓게 함으로써 면역력을 갖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고름은 독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건조시킨 후 사용되었습니다.

 

인두법은 18세기 초 영국을 거쳐 미국에도 도입되어 천연두 예방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1721년 보스턴에서 천연두가 유행했을 때, 코튼 매더 목사는 인두법을 적극적으로 옹호하여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인두법 역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접종받은 사람들 중 일부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보다 안전한 천연두 예방법은 1796년 영국의 의사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제너는 농부들 사이에서 '소젖을 짜다가 자연스럽게 우두에 걸린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을 듣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우두는 천연두보다 훨씬 덜 위험한 질병이었기 때문에 제너는 우두가 천연두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796년 5월 14일, 제너는 자신의 집 하인의 아들인 8세 소년 제임스 핍스에게 우두 고름을 접종했습니다. 소년은 미열과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심각한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6주 후, 제너는 그 소년에게 천연두 고름을 접종했고, 예상대로 소년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두 접종이 천연두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제너의 우두 접종법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천연두 예방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인류가 근절시킨 유일한 인간 감염병입니다.

 

제너가 개발한 천연두 예방접종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20세기 중반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주도하에 대대적인 천연두 박멸 캠페인이 전개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전 세계적인 협력과 노력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천연두는 사람 이외의 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고, 종두를 통해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에 WHO가 주도하는 천연두 근절 프로젝트를 통해 1977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병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자연 발생 천연두 환자는 소말리아에서 발생했습니다.

 

마침내 1980년 5월 8일, WHO는 천연두의 세계 근절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감염병을 완전히 근절한 유일한 사례입니다.

 

천연두는 인류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예방접종이라는 중요한 의학적 진보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천연두 박멸은 국제적인 협력과 공중 보건 노력이 얼마나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현재 두 곳의 고위험 연구 시설에 보관되어 있으며, 바이오테러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천연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대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