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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일상

요구르트, 건강의 동반자일까? 프로바이오틱스의 진실과 오해

by 세상을읽다 2024.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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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오랜 역사를 통해 동물의 젖을 식량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단순히 젖을 마시는 것뿐 아니라, 발효를 통해 더욱 풍부한 맛과 영양, 그리고 저장성을 가진 형태로 섭취해 왔죠. 요구르트는 이러한 발효유의 대표적인 예시로, 레벤, 다히, 케피어, 쿠미스 등과 함께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러한 발효유들은 우유보다 보존 기간이 길고, 독특한 풍미와 풍부한 영양을 제공하며, 각 지역의 문화와 함께 발전해 왔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발효유는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이름으로 과학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는 살아있는 미생물 또는 그러한 미생물을 함유한 식품이나 제품을 의미합니다. 이 중에서도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은 프로바이오틱스의 대표적인 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마트에서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특히 '살아서 장까지 도달한다'는 문구를 내세운 발효유 음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산균과 비피더스균, 그 미묘한 차이

 

발효유의 핵심 역할을 하는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유산균'이라는 명칭은 특정 세균의 정식 명칭이 아닌, 당을 분해하여 젖산을 생성하는 균들의 총칭입니다. 즉, 젖산을 만드는 균은 모두 유산균이라고 불릴 수 있지만, 좁은 의미로는 젖산 생산율이 50% 이상인 균을 지칭합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균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인체 내에서는 주로 소장과 여성의 질에서 발견됩니다.

 

반면, 비피더스균은 당으로부터 젖산과 함께 식초의 주성분인 아세트산을 생성합니다. 젖산의 비율이 50% 미만이므로 좁은 의미의 유산균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유산균의 한 종류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특히 모유를 먹는 유아의 장에는 우유를 먹는 유아에 비해 비피더스균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비피더스균은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생육하지 못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주로 산소가 없는 대장에서 서식합니다.

 

 

 

메치니코프와 유산균의 역사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개념은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일리야 메치니코프(1845~1916)의 연구에서 중요한 영향을 받았습니다. 20세기 초, 그는 '대장에서 생성되는 독소가 노화의 원인'이라는 자가중독설을 주장하며, 불가리아 지역의 장수하는 사람들이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불가리아균이라고 명명한 세균이 젖산을 생성하여 장내 유해균을 억제한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자신도 요구르트를 꾸준히 섭취하며 장내 유산균을 증가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비록 그의 이론 중 일부는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 수정되었지만, 유산균과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그의 연구는 이후 많은 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산균, 정말 건강에 만병통치약일까?

 

메치니코프의 이론 이후 유산균은 건강 증진의 핵심 요소로 여겨져 왔지만, 유산균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불가리아인의 평균 수명 또한 20세기 후반 이후의 통계에서 특별히 높은 수치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살아있는 유산균을 함유한 음료를 마시더라도 위장의 강산성 환경에서 대부분의 균이 사멸하기 때문에 장까지 살아있는 상태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지적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1930년대 일본의 미생물학자 시로타 미노루는 위산에 강해 장까지 살아남는 유산간균(락토바실러스 카제이 시로타 균주)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하여 1935년 '야쿠르트'라는 병 음료를 개발했습니다. 이 균주는 장까지 도달하지만 장에 정착하지는 않고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장을 통과하는 동안 유산과 초산 등 유익한 물질을 분비하고 장내 상재균의 먹이가 되는 작용을 통해 장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시중에는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을 함유한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고농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라 할지라도 한 포당 수천억 개의 세균을 함유하는 정도입니다. 이는 이미 장 내에 존재하는 수백 배 이상의 세균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현명한 섭취가 중요

 

프로바이오틱스는 의약품이 아닌 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의약품에 비해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편입니다. 2007년 유럽연합(EU)은 식품 및 건강보조식품 제조업체들에게 '더 건강해진다', '더 활기차진다', '날씬해진다' 등의 문구를 사용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도록 요구했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결국 EU는 2014년 식품 포장에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용어 사용을 금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 자체의 이론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미생물을 섭취하거나 피부에 바르는 등의 방법을 통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선택할 때는 과장된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않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하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식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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